미국극장에서 범죄도시3을 봤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CGV 가 있어서 한국 영화를 다른 도시보다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기생충의 경우에는 4-5개월이 지난 뒤에야 미국 개봉을 한걸로 기억합니다만, 많은 영화들이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도 CGV 가 있어서 한국영화를 자주 상영합니다.

요새 한국에서 범죄도시3가 인기가 있다는 소식도 있고 선물로 받은 티켓이 있어서 몰래 나가서 영화 한 편을 보고 왔습니다. 

신기하게도 CGV 가 아닌 동네 AMC 극장에서 상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막상 가보니 극장 안에는 저 혼자여서 좋기도 하면서 쫓아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시작과 동시에 한국말을 못 하는 분이 오셔서 그분과 저 둘이 관람을 했습니다. 제가 한국말을 못 하는 분이라고 하는 것은 범죄도시는 중간중간 개그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지난 시리즈에서 ‘혼자 왔어?’ ‘어~ 나 싱글이야’ 하는 그런 개그 대사가 이번에도 있었는데 그런 대사의 웃음 반응이 조금 늦는 게 들렸습니다. 아무래도 자막으로 개그를 이해해야 하니 시간적으로 조금 늦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드는 생각이 영화 미나리처럼 영어 대사가 아니라 한국어 대사가 나오는 영화를 미국 극장에서 처음으로 본 것이 신기했습니다. 범죄 도시가 미국 극장에 최초로 개봉된 것도 아니기에 그다지 놀랄 점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게는 한국 영화를 미국 극장에서 본 것은 범죄 도시가 처음이었습니다. 거기에 한국어를 이해할 수 있는 저는 자막 없이 영화를 보고 이해하지만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자막을 보며 이해한다는 것이 봉준호 감독님이 말씀하신 ‘1인치 자막의 장벽’이 지금은 구멍 정도는 뚫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삼 문화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