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부터 아니 지난 여름휴가를 제대로 보내지 못한 탓이었는지 매번 어디로든 다시 떠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그러던 10월 첫주 토요일에 웨딩없는 하루를 휴가로 만들었습니다. 지난번엔 자연으로 갔으니 이번에는 도시로 한번 가보자는 마음에 무작정 San Francisco 로 갔습니다.
날씨 참 좋구나~ 이 동네 날씨가 이런 적이 있었나요? 제가 올 때면 항상 추웠고 안개가 자욱한 도시였는데 말이에요. 아니 어떻게 Los Angeles 날씨 같은지 너무나 기분 좋았습니다.
약 4년 만에 갔던 (1, 2, 3) 와는 다르게 많은 자전거가 길에 다녔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찍고 싶은 제게는 자전거가 방해될 것 같아서 빌리지는 않았습니다.
혼자서 여행을 한다는 것은 마음 편한 일인 것 같습니다. 길을 잘못 들어서도 누구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고,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혹은 쉬고 싶으면 앉아서 쉬면 되니까 말입니다. 대신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을 때가 다시 혼자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휴가를 보내러 왔는데 또다시 뭔가에 홀린 듯 사진 찍는 제 모습을 보면 쉬어까지 와서 왜 이러나 하지만 찍지 않았을 때의 후회가 보이기 때문에 다시 카메라를 잡아야 했습니다.
지난번 왔을 때는 다운타운 위주로 다녔다면 이번에는 조금 벗어난 곳을 보고 싶었습니다. 조금 더 편안 일상생활을 볼 수 있는 그런곳. 큰 상점 보다는 작은 상점들이요.
여기까지 일단락을 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점심을 먹었더니 아침부터 걸었던 다리와 함께 피곤이 몰려와서 도저히 밖에서 걸을 수가 없더군요.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좀 잤습니다. 두어 시간 동안 잤더니 이젠 뭐 할까 시계를 보니 점점 어둑해져서 보물섬, Treasure Island 로 옮겨서 야경을 찍으러 갔습니다.
웨딩사진사 이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건 이렇게 남의 웨딩이 눈에 들어오네요. 바닷가 바로 옆에서 웨딩이라.. 굉장히 뭔가 로맨틱한것 같습니다.
사는 곳에서 하루와 여행에서의 하루는 하루가 가는 속도가 틀린 것 같습니다. 뭘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뭔가를 해야만 하는 그런 마음이 언제쯤 없어져서 편하게 뒹굴 거리는 여행을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